네팔 삼동스쿨 여행이야기
전주 동산교당 연타원 임조련
산을 좋아하는 나는 마음속에 항상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에 가 보고 싶었다. 어찌 다행 3년 전 네팔에서 오신 원성재교무님이 우리 교당에 부임해오셨다. 그때부터 차근 차근 경비뿐 아니라 후원할 여러가지 것들을 준비해왔었다. 그 중에 건기에 물이 없는 룸비니 지역에 우물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우리 교당에선 6개의 우물을 후원하여 왔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네팔 현지를 꼭 가보자고 하는 마음에 열 명의 교도들과 뜻을 합쳐 7월말 경 네팔여행을 하게 되었다.
설렘을 안고 드디어 출발 당일 교도님들의 후원 물품이 어찌나 많은지 인천공항에서 수화물 가방이 다 뜯어져 풀어헤쳐지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겪었고 무게를 이기지 못한 캐리어는 바퀴가 빠져 난감한 상황을 맞기도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네팔공항에 도착하여 오랜만에 뵙는 원성재교무님께서 마중을 나오셨는데 현지인과 똑같아서 누구인지 잘 구별하지 못하고 몰라봤는데 합장하시는 것을 보고서야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여행은 부처님 탄생지인 룸비니로부터 네팔여행이 시작되었다. 탄생지인 룸비니 유적지를 묵언 속에 맨발로 걸으며 부처님의 숨결을 아름답고 시원한 자연과 바람속에서 한 소식을 깨닫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 3년 동안 얘기를 들으며 보고 싶어했던 룸비니에 있는 삼동스쿨을 방문하게 됐다. 넓은 벌판 한가운데 동그란 일원상은 항상 교당에서 보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반겨주는 듯했다. 또한 그곳에 있던 320여명의 아기 부처님들은 마치 금동의 부처님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들과 '라마스테' 인사를 나눌 때는 형언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을 느꼈다. 대종사께서 일찍이 일원의 세계를 표방하시고 정산종사께서 삼동윤리를 설하심을 바탕으로 삼동인터내셔날을 통해 세계교화를 실현하는 거룩한 곳인 네팔 삼동스쿨 현장에 나같은 부족한 공부인이 같이 할 수 있음이 모두 다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들이 그곳에 가니 현지 학생들이 한국에서 왔다고 사진을 찍자고 해서 졸지에 한 일도 없이 한국을 대표하는 듯 사진을 함께 찍었는데 마치 연예인이 된 듯 환영을 받았다. 이곳의 삼동스쿨을 돌아보니 열악하기가 말할 수 없었다. 시멘트 바닥에 칠판과 의자만 있고 모든 것이 너무 열악했다. 다 둘러보고 4층 법당에 올라가 법신불 전에 절을 올리는 순간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들이 불쌍해서도 환경이 열악해서도 아닌 형언할 수 없는 바즈라와 같은 충격이었다. 대종사님의 법이 이렇게 현실이 된 상황을 현장에서 목도하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이었다. 삼동스쿨 앞 동에 짓다만 건물이 있었는데 네팔에서는 좋은 학교는 한 학교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 있어야 좋은 학교로 인정 받는다는데 여기는 고등학교 건물을 지을 돈이 없어서 현재는 중학교까지만 운영하는 상황이여서 같이 간 우리들은 장기적으로라도 후원해서 짓다만 교실을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쉬는 시간이 되자 우리가 파 준 작두 우물에 길게 줄을 서 올라오는 물을 손바닥으로 받아 먹는 것을 보니 이 곳 학교뿐 아니라 이 지역 가난한 동네에도 더 후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교 종도 없어서 종은 오토바이 휠로 사용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학교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학교종도 원불교 학교라 둥그런 바퀴로 한다고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학교종이 꼭 필요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동스쿨의 25명 젊은 교사들을 보니 네팔 원불교 교화의 현장에서 원불교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 했습니다. 삼동스쿨 교장 선생님이신 원성천교무님 말씀이 이렇게 한국사람들이 왔다가면 지역 사회에 홍보가 많이 된다고 하시며 한국에서 세운 학교라 지역민들에게 많이 홍보가 되어 우리나라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하니 자주 오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함께 간 우리들은 나중에라도 봉사활동하러 꼭 다시 오자고 약속하며 삼동스쿨을 나섰습니다.
네팔에는 부처님이 태어나신 룸비니를 비롯 히말라야가 있는 포카라, 각종 유적지가 많이 있는 카투만두의 3곳에 교당이 있으며 현지에서 여러 교무님들께서 노력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결국 꿈에 그리던 히말라야트래킹은 하지 못했지만 룸비니 삼동스쿨 여행을 통해 내인생의 소중하고 의미있는 여행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한국에 훈련 받으러 안 오시냐고 물었는데 비행기 값이 많이 들어 못 오시는 상황인 듯 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그동안 교당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교도도 한 분 있었는데 그 교도님은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왔더니 여러 가지로 불편함에 사기당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 하기도 했는데 여행을 통해 이 곳 삼동스쿨의 아이들을 보고는 작은 교단인 원불교가 세계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에 놀라움과 경의를 표했으며 동산교당 교도들이 대단하다고 칭찬했습니다. 앞으로 정기훈련도 참여해보기로 하고 교당 활동도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도 하셔서 한 사람의 교도가 여행을 통하여 원불교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는 계기가 되었음에 이번 여행이 더욱 특별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내내 그곳에 있던 아이들의 눈빛과 공항에서 우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시던 교무님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은 다 갖춰진 상황에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무엇이 그리 어려워서 중근병에 걸리고 시비하고 분별하고 사는지 절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돌아와 4박 6일 일정의 네팔 여행을 떠올리니 신앙 수행인으로서 한 단계 진급되는 듯하고 지천명을 지낸 내 인생의 전반을 되돌아보며 보은봉공의 생활과 나눔생활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또 작심삼일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수염에 불붙듯 공부해야 한다는 말처럼 더욱 부지런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여행 후 교도들에게 현지이야기를 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10여 분이 후원하시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번 여행이 더욱 보람된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네팔 삼동스쿨의 발전을 기원하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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