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채/스토리1

모르는 것이 약이아니다[전북중앙신문 기사내용중에서]

소확행희망 2005. 9. 7. 16:38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는데, 저는 이 말을 듣고 무척 놀랐
습니다.
“핵무기라는 이 물질적인 폭발은 인류가 직면하게 될 세 가지 폭발 중에
가장 위력이 약한 것입니다.

의학의 발달에 힘입어 인류는 수명의 폭발
을 겪게 될 것이고, 이는 물질의 폭발보다 더 많은 혼란을 가져오게 될 겁
니다.

하지만 인류에게 가장 무서운 영향을 미치는 폭발은 정보의 폭발
이 될 겁니다. 오래지 않아 가장 가난하고 미천한 사람들도 온갖 기술에
의해 가난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 겁니다. 역사상 처
음으로 인간은 자기가 겪는 괴로움이 어처구니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럼에도 자신이 고통당한다는 사실에 분노할 겁니다.

결국 인류는 어쩔
도리 없이 궁지에 몰려서 가진 것을 새로이 나눌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베 피에르 신부. ‘당신의 사랑은 어디 있습니까’중에서

 

 

이 글은 피에르 신부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두 달쯤 되는 무렵 앨버트 아인슈타
인으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그의 말을 인용
한 것이다.
실제로‘60년대에 우리는 인구폭
발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의학의 발달로 인
간의 수명이 놀랄 만큼 늘어나고 있다.
정보의 폭발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화나
지구촌 시대라는 표현이 이제는 진부하다고
느낄 정도로 현대인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누리꾼들의 폭발
적 증가로 인하여 세계 구석구석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현대인들의 탁상에 떠오르는 시
대를 살고 있다. 정보가 폭발하고,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인구의 폭
발이나 정보의 폭발보다도 핵무기라는 물질
의 폭발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어느 나라가
핵무기라도 쓰게 된다면, 세계-지구촌이 쑥
대밭이 될 것이라며 핵무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우리 속언에‘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말
이 있다. 이런 잠언적 성격의 표현이 진리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정보가 폭발하고 홍수
를 이루는 시대에 더 이상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는 없다. 모르는 것은 독이나 악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현대요 현대인들이다.
핵무기의 폭발은 두려워해야 할, 가공스러
운 무기이지만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따
로 있다. 강대국들이 공격적인 무기타령에
열정과 에너지를 소모하느라, 정작 시급한
인류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자나라들은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행복
을 지키기 위하여 독선적 공격무기를 양산
하는 것을 더 이상 지구촌 사람들이 모르는
시대가 아니다. 인류의 생존문제를 외면하
는 강대국의 논리에 세계 인류가 더 이상 청
맹과니로 감수하는 시대는 지났다. 생존의
몸부림이 핵무기보다 더 폭발력이 강하다는
사실을 부자들과 그 나라들은 간과하지 말
아야 한다.
부자나라인 강대국들이 이제는 공격적 핵
무기가 아니라, 상생적인 인류애의 실현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들이 인류의 고통을 해
결하기 위하여 조금만, 정말로 약간만 양보
하고 인류애를 발휘한다면, 인류는 훨씬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
다.
<이동희 시인∙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