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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항주에서 소동파 할아버지를 만나다..

소확행희망 2006. 11. 5. 20:27

 

 


항주 서호(西湖) 소동파 동상 앞에서

소동파(1036~1101)는 본명이 식(軾)이고 호가 동파거사이다.

唐宋8大家의 으뜸가는 문장가로 적벽부 로 유명하며 백거이 뒤를

이어 서호를 건설했으며 동파육을 만든 요리가이며 "설니홍조"

(雪泥鴻爪),"여산진면목" 등의 고사성어를 만들기도 했다.

고려시대와조선시대 우리나라 문인들이 거의모두 소동파 詩를

배웠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이번엔 호연지기를 즐기는 청원 산악회 동문들께 적벽부中전 적벽부를

소개 합니다.

 

 

 

전 적벽부(前 赤壁賦) ㅡ 소동파

 

 

임술년 가을

칠월 열 엿새

나는 객(客)과 더불어 배를 띠우고

적벽(赤壁)  아래서 놀았다.

맑은 바람 서서히 불어와

물결 일지 않는데

잔 들어 객에게 권하며

명월(明月)시를 읊조리고

요조(窈窕)시를 노래 하는데

곧 달이 동산 위로 솟더니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를 배회한다.

흰 이슬이 강물  위에 비켜내리고

물빛은 하늘에 닿아 있다

한 조각 작은배 가는 대로 내어 맡겨

망망한 만경창파를 건너간다

넓고도 넓은것이 허공타고 바람을 모는 듯

그 머무는 곳을 모르겠고

가벼이 떠올라 속세를 버리고 우뚝 솟은 듯

날개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는 듯했다

 


서호 와 산위 장개석 별장


 

이에 술 마시고 매우 즐거워서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

노래 하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물에 비친 달 그림자를 치며 달빛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갔다.

넓고 아득한 나의 마음이여

하늘 저 끝에 있는 임을 그리도다"

 

객 중에 퉁소 부는 사람이 있어

노래에 맞춰 반주하니

그 소리 구슬퍼서

원망하는 듯 하소연 하는 듯

여음이 가냘프고 길게 이어져

실가닥처럼 끊어지지 않으니

깊은 골짜기에 잠겨있는 용을 일어나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의 과부를 울릴듯 하다

나는 얼굴빛을 바꾸고옷깃을 여미고는

고쳐 앉으며 객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토록 슬프오?"

객이 말했다.

"달 밝으니 별은 드물게 보이고

까막까치 남으로 날아가네

하고 읊은것은조조(曹操)의 시가 아니오?

서쪽으로 하구(夏口)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武昌)을 바라보니

산천은 서로 뒤엉켜서

울울창창 우거져 있는데

이곳은 바로 조조가 주유(周揄)에게

곤욕을 치렀던 그 곳이 아니오?

그가 막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으로 내려와

물결 따라 동쪽으로 내려갈때

배는 꼬리를 물고 천리에 이어졌고

깃발들은 하늘을 뒤덮었는데

강물을 대하여 술 따르며

긴 창 비켜들고 시를 지었으니

참으로 일세(一世)의 영웅이었 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나와 그대는

강가에서 고기잡고 나무하며

물고기 새우들과 짝하고 고라니 사슴들과 벗하며

일엽편주 타고

쪽박 술잔을 들고 서로 권하며

하루살이 같은 목숨으로 천지간에 붙어 있으니

망망한 바다 속의 한 알의 좁쌀처럼 보잘것 없소.

우리 삶이 잠깐임이 슬프고

장강(長江)은 끝없음이 부러워서

하늘 나는 신선과 어울려 즐거이 놀고

밝은 달을 안고 오래오래 살려고 하나

그것이 쉽사리 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닫고

서글픈 여음을 슬픈 가을 바람에 실어 본거라오."


뇌봉탑을 배경으로..서호에서

 

내가 말했다

"객 또한 저 물과 달을 아는가?

가는 것은 이와 같이 쉬지않고 흐르지만

영영 흘러가버리는 것이 아니요

차고 이지러지는 것은 저 달과 같지만

끝내 아주 없어지지도 더 늘어나지도 않는다오.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천지간에 한 순간이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보면

만물과 나는 모두 무궁한 것이니

또 무엇을 부러워 하겠소?"

게다가 천지 사이의

모든 사물은 각기 그 주인이 있어서

나의 것이 아니면

털끝 하나라도 취할 수 없지만

 오직 강 위를 부는 맑은 바람과,

산 사이에 뜨는 밝은 달은

귀로 들어 오면 소리가 되고,

눈에 담겨지면 빛을 이루는데

이를 취하여도 막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소.

이는 조물주가 주신 다함없는 창고요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고 있는 것이오."

객이 기뻐 웃으며

잔 씻어 다시 술 따른다

안주가 이미 바닥나고

술잔과 쟁반은 어지러이 흩어졌다.

서로를 베게삼아 배 안에 누으니

동넠이 이미 밝아오고 있는 것도 모른다.

 

 

 

 

 

 

출처 : 항주에서 소동파 할아버지를 만나다..
글쓴이 : 구름 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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