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실시품 47장
김 광선[1879~1939 소태산 대종사의 첫 제자이며 구인제자의 한 사람. 본명 성섭(成燮), 법호 팔산(八山)] 이 위연(喟然)히 찬탄하기를 [종문(宗門)에 모신 지 이십여 년에 대종사의 한 말씀 한 행동을 모두 우러러 흠모하여 본받아 행하고자 하되 그 만분의 일도 아직 감히 능하지 못하거니와, 그 가운데 가장 흠모하여 배우고자 하나 능하지 못함이 세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순일 무사하신 공심이요, 둘은 시종 일관하신 성의요, 셋은 청탁 병용(並容) 하시는 포용이라. 대저, 대종사의 운심 처사(運心處事) 하시는 것을 뵈오면 일언 일동이 순연히 공(公)하나 뿐이시요, 사(私)라는 대상이 따로 있지 아니하사, 오직 이 회상을 창건하시는 일 외에는 다른 아무 생각도 말씀도 행동도 없으시나니, 이것이 마음 깊이 감탄하여 배우고자 하는 바요, 대종사의 사업하시는 것을 뵈오면 천품이 우월하시기도 하지마는 영광 길룡리에서 우리 구인을 지도하사 간석지를 개척하실 때에 보이시던 성의나 오랜 세월을 지낸 지금에 보이시는 성의가 전보다 오히려 더하실지언정 조금도 감소됨이 없으시나니, 이 또한 마음 깊이 감탄하여 배우고자 하는 바요, 대종사의 대중 거느리시는 것을 뵈오면 미운 짓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잘 무마하시고 애호 하시며 항상 말씀하시기를 "좋은 사람이야 누가 잘못 보느냐. 미운 사람을 잘 보는 것이 이른바 대자 대비의 행이라"하시니, 이 또한 마음 깊이 감탄하여 배우고자 하는 바라.] 하니라.
청탁병용 (淸濁병用) [원불교 용어사전글에서]
착한 사람 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거나 악한 사람 이라고 해서 더 미워하지도 않으며, 좋은 것은 좋은대로 나쁜 것은 나쁜대로 버리거나 집착하지 않고 다 활용하며, 세속 이라고 싫어하고 극락 이라고 좋아하지도 않아서 세속과 극락을 다 같이 극락세계라고 수용하는 마음. 이는 불보살의 마음작용이다.
인간의 현실세계는 더러운 것도 있고 깨끗한 것도 있다. 착한 사람도 있고 악한 사람도 있다. 아름다운 사람도 있고 추한 사람도 있다. 현명한 사람도 있고 우둔한 사람도 있다. 진실무구(眞實無垢)한 사람도 있고 허위사곡(虛僞邪曲)한 사람도 있다. 그래서 깨끗하고 착하고 아름답고 현명하고 진실한 것을 좋아하고, 더럽고 악하고 추하고 우둔하고 거짓된 것을 싫어한다. 이러한 마음이 곧 사량 계교심이요 분별 시비심이다. 누가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던가. 그러나 부처 마음에는 애당초에 미워해야 할 원수도 없는 것이다. 분별하고 계교하는 마음은 곧 번뇌 망상심이요 중생심이다. 번뇌 망상심에서 삼독 오욕심이 일어나고, 삼독 오욕심에서 온갖 죄업을 짓게되며, 죄업을 짓게되면 악도 윤회하게 되는 것이다. 서방 정토 극락세계가 어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이 청정 무위하면 시방 세계가 그대로 극락 정토인 것이다. 시방 세계가 청정극락이라 문명국가와 야만국가도 따로 없고, 정토와 예토(穢土)도 따로 없는 것이다. 마음에 사량 계교가 끊어지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그대로 삼세 제불이다. 상불경 보살의 눈에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부처로 보인다.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 용(龍)같은 사람과 뱀(蛇)같은 사람의 차별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청탁병용(淸濁쯂用)이요 용사혼잡(龍蛇混雜)이며 범성동거(凡聖同居)가 되는 것이다.
출가위 이상의 큰 도인이 되면 법박에서 벗어나 어떠한 것에도 걸리고 막히지 않는다. 염정 미추의 감정을 극복했기 때문에 청탁 병용의 마음이 되어 아무리 악한 사람도 싫어하거나 버리지 않고,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애착하지 않는다. 극락 정토와 지옥도 차별하지 않아서 가는곳마다 우주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기대용·활살자재·신통묘용 하는 것이다. 청탁 병용의 마음은 불보살의 현주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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