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길에 라디오(김차동의 FM모닝쇼)에서 문득 동료소장님이 올린 글의 내용이 소개되고 있었다.
무슨 내용인가하고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들어보았다.
아래 내용은 이범한소장님이 글을 직접 올려놓아 귀감삼아 가져왔다.
(출처: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전북도회홈피 이범한님의 글 중에서)
아름다운 양심의 미덕
2008년 11월 28일
아침에 아파트 단지를 순찰하고 있는데 청소아주머니가 식식거리며 다가와 청소일을 못해먹겠다고 푸념을 한다.
8층 복도에 대변을 버려서 아침부터 구역질이 난다는 것이다.
청소아주머니와 함께 8층으로 올라가 확인을 해보니 승강기옆 복도 코너부분에 검은 비닐봉지 3개가 놓여 있다.
봉지속을 열어보니 냄새와 함께 굵은 대변이 들어 있다.
관리사무소로 돌아와 누가 몰상식하게 대변을 버렸을까 추측을 해보았다.
굵은 대변으로 보아 어른 것이며, 행실을 보아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치매가 있는 어르신이라고 추정하였다.
옆에 있던 경리가 치매걸린 사람은 생각없이 많이 먹기 때문에 변이 굵다는 말에 더욱 치매가 있는 어르신으로 단정하였다.
우선 대변 현장에 붙일 문구 3장을 작성하여 승강기앞과 복도에 부착하였다.
“대변 복도 금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똥을 싸서 검은 비닐봉지에 넣
어 복도에 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웃에서 보신분은 관리사무소로 연락주세요. - 관리소장 -
그러던중 오후 퇴근 무렵에 초등학생 남자 아이가 고개를 숙인체 힘없이 관리
사무소로 들어 온다.
하는 말이 “저기요” 주머니에서 복도에 부착한 3장의 문구 종이를 내민다. 그러면서 엄마가 가라고 해서 왔다며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관리소장한테 사인
을 받아오라고 하였다고 한다.
순간 알 수 없는 감동과 가슴 뭉클한 고마움이 밀려 왔다.
점점 각박해 지는 아파트의 문화에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괜찮다며 경리가 붕어빵을 건네 준다.
다정하게 이유를 물어보니 변기가 고장이 나서, 대변을 비닐봉지에 넣어 복도
에 내놓았다는 것이다.
나는 어머니에게 보낼“감사장”을 작성하였다.
“우선 어머니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냥 모르게 묻혀 지나가도 될일을 이렇게 아들의 잘못을 스스로 깨우치게 해주신 어머니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 훈육에서 자란 아들은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아직도 어머니같이 양심적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 훈훈한 귀감이 되
고 있습니다.
더욱 감사말씀 드립니다. - 관리소장 이 범 한 -
감사장과 탁상용 달력, 미니수첩을 봉투에 넣어 아들편에 보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부착 문구를 보고 도리어 창피를 주었다고 관리사무소로 쫒아 오거나 조용히
양심을 속이며 없었던 것으로 넘겼을 텐데, 자신을 들어내며 아들까지 보내는
어머니를 생각할 때 알 수 없는 감동의 눈물이 핑돈다.
집에서 아내에게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당신같으면 어떻게 했겠냐고 물
어보니, 그냥 조용히 없었던 것으로 했을 것이라 한다.
- 군산 미룡 주공3단지 관리사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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