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윤리를 위한 몇가지 실천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색다른 물건을 보면 거기에 현혹되어 충동적으로 사들이지 말아야합니다.
충동구매에는 반드시 후회가 따릅니다. 그 물건이 지금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만큼 꼭 필요한 것인가를 거듭거듭 물어야합니다. 그리고 편리하다고해서 대형 할인매장에 가는 것을 조심해야합니다. 거기에는 장바구니가 아니라 커다란 손수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둘째, 우리가 자동차를 원하는 이유는 그 자체를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장소에 쾌적하고 쉽게 가기 위해서입니다. 값비싼 자동차를 보고 그의 사회적인 신분이나 부를 생각하기보다는 그것을 일으키는 대기오염과 환경파괴를 먼저 생각해야합니다. 배기량이 적은 차일수록 환경을 덜 오염시킵니다. 이것도 하나의 생명윤리입니다.
셋째, 광고에 속지 말아야합니다. 소비자를 부추기는 광고는 생태적 위험입니다. 광고를 대할때마다 거기에 말려들지 말고 제정신 차리고 멀리 내다볼 수 있어야합니다. 들여다보지말고 내려다 보아야 합니다. 들여다보면 거기에 빨려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캐나다는 해마다 1만 7천 헥타르의 원시림을 엄청난 광고가 실리는 미국의 신문용지를 대기 위해 벌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받아보는 신문용지가 어디서 온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비슷비슷한 소식을 전하는, 밤낮 물어 뜯고 죽이고 사기 치는 소식을 지겹게 전하는 그런 신문은 하나로만 충분합니다. 두세개를 하나로 줄이는 것도 생태윤리의 실천입니다.
텔레비젼을 보는 시간도 줄여야합니다. 귀중한 시간과 전력과 체력을 무가치한 일에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앞에서 정신을 빼앗겨 가며 등신처럼 앉아 있는 일상적인 자신을 냉엄하게 주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곡 필요한 것만을 갖고 불필요한 것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도 생태윤리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온 세상이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하면서 그렇게들 사는데, 몇사람이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고한들 세상에 변화를 가져올수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적인 차원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실제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서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한 마음이 청정하면 온 우주가 청정해진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개개인이 자기 훈련과 자기 절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이런 문제에는 어떤 해결책도 나올 수 없습니다. 우리가 건드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들의 삶은 그만큼 건강해집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궁극적인 존재입니다. 당장에 편리하다고 문명의 연장에 너무 의존하면 그 문명의 연장으로부터 배반을 당하기 쉽습니다. 문명은 서서히 퍼지는 독약임을 거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문명에서 온 질병을 또 다른 문명으로는 결코 치유할 수 없습니다.
흙과 나무와 풀과 꽃, 새와 짐승들을 가까이하십시오. 구름과 별과 달과 바람과 이슬을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느낄 수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자연스러움도 함께 일깨워야 합니다. 우리가 살 만큼 살다가 의지할 곳이 어디인지 이따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법정스님의 일기일회 글중에서.
얼마전 월례회에서 윤령순 사무처장님의 지구온난화와 우리의 실천방안에 관한 강연을 들은바 있었는데
법정스님께서 쓴 책을 읽으면서 연관된 내용으로 우리가 어떻게 실천해야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글이 있어 옮겨봅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나 혼자만 애쓴들 뭐가 달라지겠는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런 타협주의에 대한 명쾌한 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한가지씩 실천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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