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책읽기와 감상

느림과 비움을 읽고

소확행희망 2011. 6. 19. 19:15

 주제 [느림과 비움] 부제 [노자를..... 벗하여.... 시골에 살다.] 지은이는 장석주입니다. 지은이는 도시생활을 접고 안성의 한 저수지 주변에 [수졸재]라고 명명한 집을 짓고 주로 책일기, 글쓰기, 명상, 산책을 주로 하며 살아가는 작가는 시골에 살면서 노자의 도덕경이 좋아 옆에 끼고  시골사는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책의 전반에 기본적으로 바탕하고 있는 노자의 사상을 우리는 무위(無爲)사상이라 하는데 이의 내용을 보면 하지 않음으로 함을 삼고, 일 없음으로 일을 삼고 맛없음으로 맛을 삼으니, 크고 작고, 많고 적음에 원(怨)을 덕(德0으로서 갚는다.[도덕경63장]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소 쉬운듯 하면서도 어려운 표현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옛 조상들께서는 허무적멸이라는 표현으로 비판을 했던 것이겠지요.

어쨓든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자연과 가까이 하는 삶을 통해 노자를 본받는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된 글귀를 통해 지은이의 삶을 들여다 봅니다.

 

시골에 와서 비로소 한가로움을 얻었습니다.

 

사람은 땅을 본 받고, 땅은 하늘을 본 받고, 하늘은 도를 본 받고, 도는 자연을 본 받는다.[도덕경]

 

도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비유하면 골짜기의 물이 강과 바다로 흘러가는 것과 같다 하겠다.

 

음과 양과 기가 어울려 천(天), 지(地), 인(人)을 이룹니다.

 

삶이란 자기가 마신 물과 공기, 자기가 먹은 밥, 자기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느낌과 사유의 총체입니다.

 

시골에 산다는 것은 피고 지는 꽃들, 청솔모, 산토끼, 곤줄박이, 까치, 노루, 너구리, 뱀, 개구리, 두더지와 같은 산 것들과 함께 가는 삶이지요. 느림과 고요, 물의 평화가 축복처럼 주어집니다. 무엇보다도 비움 [그래 그럴수도 있겠군]하는 체념과 달관의 삶, 시선은 바깥으로 뻗어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안으로 들어옵니다. 자기 지향적인 삶을 사는 것이지요.

 

이 책은 시골에서 사은 즐거움에 대한 예찬의 글입니다. 자연을 가까이 느끼면서 노자의 글들을 음미해가며 사는 즐거움에 대한 글들입니다. 자연과 가까이하고 벗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기회가 닿는다면 자연과 벗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노자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삶에는 일면 그럴듯 하면서도 수긍하기에는 인정하기 어려운 측면들이 많습니다. 하지 않음으로 함을 삼는다는 말만해도 한편으론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당연히 그래야한다는 측면으로 본다면 어렵기 짝이 없습니다. 도덕경의 글들은 하나같이 쉬운 말들이 아닙니다. 비유적이고 은유적이면서 얼핏보면 이게 무슨 말이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서도 저는 노자의 글들을 마음으로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노자의 사상에 대한 깊은 사유가 부족한 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노자의 도가 추구하는 삶도 결국 인간 사이에 삶의 방편으로 필요한 것이지 동떨어진 별개의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면에서 볼때 노자의 법과 대종사님의 법을 비교하면 우리가 얼마나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적시된 법을 가까이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때 대종사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가의 삶을 통해 시골에 사는 삶이 느림과 고요를 가져오고 비움을 통해서 체념과 달관의 삶을 지향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의 일상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느림과 비움의 세계를 맛보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봅니다. 독서를 권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