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과학콘서트를 읽고
저자: 정재승 발행처: 도서출판 어크로스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정재승(KAIST바이오 및 뇌공학부 부교수 재직중)이 2001년 발간하여 10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을 낸 과학콘서트는 복잡한 세상 명쾌한 해석이란 부제가 달려있다. 일반상식이나 음악, 미술, 경제학, 경영, 금융뿐 아니라 교통 소음 등 일상의 문제들에 대한 분석과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알게 된 점들과 견해 등을 기술하고 있다.
책의 몇 부분을 소개해 본다.
p.43 우리는 그동안 열두 줄이나 길게 늘어선 계산대 앞에서 내 줄이 가장 먼저 줄어들기를 바랐고, 변덕이 죽 끊듯 하는 날씨를 상대로 하는 일기 예보에 100퍼센트의 정확도를 기대했고, 식탁 높이에서 토스트를 떨어뜨렸으면서도 토스트가 멋지게 한 바퀴를 돌아 버터 바른 면을 위로 하고 10점 만점으로 착지하길 바랐던 것이다. 머피의 법칙은 세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가혹한가를 말해주는 법칙이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것을 무리하게 요구했는가를 지적하는 법칙이었던 것이다.
-머피의 법칙, 일상생활 속의 법칙 과학으로 증명하다. 글 중에서-
p.195 같은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한 곳에 모여 있으면 경쟁이 붙어 수입이 줄 것 같지만 사람들이 그곳을 방문해 수입이 증가하게 된다. 그로 인해 더 많은 상점들이 그 지역에 몰리게 되고, 그것은 거대한 단일 품목의 시장을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할리우드, 우리나라의 세운상가나 테헤란로 벤처타운의 시너지 효과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영화판은 어떤가? 한 영화배우가 순수하게 자신의 재능만으로 최고의 인기인이 되는가? 단 한 편의 성공작을 내는 행운으로 지명도를 얻어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되는 예를 우리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중~략) 이처럼 선점 효과로 인한 작은 차이가 점점 큰 수익성을 초래하여 시장을 장악하고 독점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가장 효율적인 기술이 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 선택된다는 신고전주의 학자들의 주장과는 반대의 상황이다.(중~략) 복잡계 경제학에서는 초기 우연성과 과거 의존성에 따른 비효율적 생태로의 고착, 복수균형, 균형으로의 회귀가 아닌 증폭적 상호 작용 등의 개념으로 경제를 새롭게 설명하고 있다.(중~략) 복잡계 경제학은 아직 체계적인 패러다임을 갖추지 못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중~략) 이 모델에서 시장은 상호 진화하는 거래 전략들의 집합체이며, 시장은 생물의 생존 전략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복잡계 경제학, 물리학자들 기존의 경제학을 뒤엎다. 내용중에서-
p.266 신경학자들은 신경세포들이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주고받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복잡헤게 활동하는 뉴런들의 운동에서 노이즈가 어떤 형태로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고 믿고 있다. `머리속을 맴도는 소음`이 정상적인 뇌 기능에 필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음공명, 소음이 있어야 소리가 들린다. 글 내용중에서-
p.329 세상의 모든 경계에선 꽃이 핀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처럼 자연과학은 인문 사회과학과 만나서 새로운 학문으로 거듭 태어나고, 사회과학적 주제에 자연과학적 도구를 사용하는 접근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자연과학자들의 연구 주제를 전사회적 범위로 확장해야 하며, 인문 사회과학자들의 손에 테크놀리지의 연장을 쥐어주어야 한다. 그들의 진지한 협업과 사려 깊은 융합 연구가 `우리 사회는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가?‘ 에 대해 멋진 해답을 제공해줄 것이다. 거기에 희망이 있다.
-학문의 융합에서 희망을 보다. 글 내용중에서-
p.357 우리가 궁극의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주 전체에 대한 인간 인식의 한계와 자연과 사회 자체의 복잡성을 극복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도무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우리는 과학의 종말을 선언하지 않더라도, ‘과학에 대한 믿음의 종말’에 가까이 와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해본다. (중~략) 과학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시대에도 과학은 묵묵히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른 분야와 만나서 인간적 가치를 높이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과학자들의 서재에서 목격한 ‘과학의 종말’ 글 내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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